철로변 아이들 – 2005/05/31

아는 친구들은 다 알겠지만 나는 여지껏 마포구 대흥동 염리동 신수동을 벗어나 살아본적이 없다
달리 말하면 서울 촌놈이란 야그다 ㅋ
서울촌놈이란 말에 걸맞게 집앞으로는 기찻길이 하나 지나가고 있다

집앞을 지나가는 기찻길…
이미 기차가 다니지 않은 지는 한참이 지났고
이 기찻길의 정식명칭이 용산선이라는 것도 그다지 관심이 없던 관계로 요 근래에서야 알게됬다
이제 이 기찻길을 다 뜯어내고 인천국제공항부터 서울역까지 지하철이 들어선대나…

초등학교 시절 지금처럼 컴퓨터가 있던것도 아니고
요즘아이들처럼 학원에 목매여 다니던 시절도 아니었으니 방과후의 시간은 넘치도록 많았더란다
말뚝박기, 오징어, 술래잡기, 얼음땡, 자치기 등등의 놀이와 함께 또하나의 놀이공간은 기찻길이었다

지금은 많이 뽑아져 없어져 버린 아카시아 나무가 기찻길을 감싸듯 자라고 있었고
이름모를 들풀들과 어릴적 내 키보다 훨씬 높이 자라던 해바라기가 있었다
여름이면 책가방을 던지듯이 두고 나와
형과 함께 잠자리채를 들고 기찻길로 달려가 채집통 가득 잠자리 메뚜기를 잡아오기도 했고
겨울이면 연을 만들어 날리며 얼레끝에 전해오는 연줄의 팽팽함을 느끼기도 했으며
깡통에 구멍을 뚫어 불을 넣어 돌리며 밤하늘에 그려지는 빨간 불꽃의 원을 그려보기도 했었다

이제 몇년후면
이 기찻길이라는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만
어린시절의 추억까지 함께 없어지진 않았으면 좋겠다

…

지금도 집앞의 기찻길 공사가 한참이다